2011년 2월 11일 금요일

[2010 REPORT 4 BEST COMMERCIAL]2010년을 빛낸 자동차광고 - 2010 자동차광고 남심(男心)을 흔들다

2010년 국내 자동차광고를 보고 기억에 남는 요소들을 요약하자면 김연아 선수, 축구선수들의 샤우팅, 하이브리드, 프리미엄, 알페온 변신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재치 있는 광고들이 많았지만 대부분 자동차가 전면에 등장하는 고전적인 방법을 택했고, 몇몇 광고는 공격적인 카피를 사용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2010년 자동차업계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시선을 끄는 다양한 자동차광고를 선보였다. 광고 카피가 가슴에 와 닿는 인상적인 광고가 많았던 반면 의도한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광고도 있었다. 해외에서는 자동차가 등장하지 않는 자동차광고도 종종 있지만 국내에는 자동차광고라면 으레 차가 전면에 등장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신차 출시에 맞춰 자동차의 실루엣과 출시 날짜를 보여주는 예고광고가 부쩍 늘어난 것도 2010년의 트렌드였다. 현대자동차는 월드컵 기간에 김연아 선수를, 기아자동차는 축구스타를 앞세운 브랜드 이미지 광고를 방영했고, 쌍용자동차는 기업의 미래가 흔들림 없다는 캠페인 광고를 전면에 내세웠다. 장동건, 신민아 등 톱스타들이 출연한 한국타이어 광고도 눈길을 사로잡았고, ‘좋은 기름’과 함께 끼어들지 말기, 정지·주차선 지키기 등 공익 메시지를 전달한 에쓰오일 광고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2010년 국산차광고 Best
현대 투싼 iX

2009년 2세대로 모델체인지를 거친 투싼 iX가 2010년 시리즈 광고로 큰 인기를 얻었다. ‘당신이 이제 막 잠자리에 들려는 지금 iX는 그녀와의 멋진 밤을 준비하고 있다. 이것이 인생이다’라는 직설적인 멘트가 실제로 주말 저녁 안방에 누워 TV를 보는 남자들의 가슴을 찔렀다. 이후 ‘오빠 나 혼자 여행가도 돼?’ 라는 광고에서는 ‘언제까지 COOL한 척 할 것인가’라는 말로 공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투싼 iX 광고에 사용된 BGM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If U Seek Amy’ 라는 곡으로 ‘날 사랑해, 증오해, 내게서 뭘 원하는지 말해(Love me hate me, say what you want about me)’라는 후렴구로 젊은층에게 어필했다. BGM도 좋았지만 광고 카피 전달이 효과적이어서 이를 패러디한 수많은 UCC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또한 캐논 익서스 디지털 카메라와 국내 최초 스왑광고(양쪽광고의 스타일은 유지한 채 대상만 바뀐 광고)를 방영하는 등 iX는 자동차광고의 다양한 도전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2010년 국산차광고 Worst
2011년 현대 엑센트 근육질의 남자가 어린 소년과 중년의 남자를 달리기(점프)에서 이겼고 그 뒤로 엑센트가 역동적인 회전을 하며 가이스 라이선스(GUY'S License)를 강조한다. ‘짐승돌’이 유행인 요즘 20대 젊은층에게 거칠게 어필하려는 전략이었지만 소비자의 공감을 얹어내기엔 부족해 보인다.
CARLIFE SAYS…
광고에 나오는‘가이(GUY)’는 아반떼와 쏘나타의 소비자에도 해당되지 않겠나?
2011년 라세티 프리미어 차를 타고 드라이브 중에 여자가 묻는다.
‘너 해봤어?’ 그러면서 여자가 운전하는 남자 쪽으로 슬쩍 다가온다.
남자가 당황스럽지만 싫지 않은 듯 머뭇거리는 사이 여자는 팔을 뻗어 크루즈 컨트롤 버튼을 살짝 누른다. 준중형차에 만나는 첫 번째 크루즈 컨트롤이라는 주제로 스토리를 다뤘지만 공중파 방송으로는 저급한 유머로 느껴졌다는 의견이 많았다.

CARLIFE SAYS… 재치는 있었지만 부모님과 함께 보기엔 민망하다.

현대 아반떼 MD
‘140, 16.5, 6, 2700, 이 숫자들의 의미를 알게 된다면 중형차들은 혼란에 빠질 것이다. 중형 콤팩트 아반떼’. 신형 아반떼는 숫자, 알파벳, 이름으로 구성된 광고를 통해 한층 커진 외모와 고급 편의장비를 강조했다. ‘중형 콤팩트’라는 다소 이치에 맞지 않는 카피어가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TV만 틀면 나오는 광고 덕분에 이제는 제법 자연스럽게 귀에 익게 되었다.

GM대우 알페온
‘독일 명차의 디자인조차 만족하지 못하셨다면 이제 알페온을 만나야 할 때’. 딱 봐도 BMW, 아우디, 렉서스로 보이는 차가 등장해 GM대우 알페온으로 점차 변신한 이후 디자인, 인테리어, 소음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알페온을 만나야 한다는 카피로 마무리된다. 그간 GM대우의 드라마틱하고 재미있는 광고에서 벗어나 상대 브랜드를 거론하는 공격적인 스타일을 선보여 이슈가 됐다.

쌍용자동차
‘누군가 우리에게 내일이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우린 이렇게 답할 것이다. 우린 내일 새로운 차가 나온다! 우린 차로 말하겠다’. 신차 C200의 출시와 쌍용자동차의 미래를 지켜보라는 캠페인 광고. ‘차로 말하겠다’는 카피 덕에 많은 사람들이 동정심과 희망을 동시에 느꼈다. 더불어 체어맨 W와 수퍼 렉스턴 광고를 꾸준히 선보이며 그간 쌍용이 쌓아온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려는 모습이었다.

2010년 수입차광고 Best
2010년에도 수입차업계는 인쇄물 광고에 힘을 기울였고 몇 안 되는 필름광고도 대부분 케이블 TV를 중심으로 선보였다. 아우디, BMW, 인피니티, 닛산, 렉서스, 토요타 같은 브랜드는 주력차종을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광고에 힘을 쏟았다.

폭스바겐‘달리는 게 좋아 달리다보니 오리지널이 되었을 뿐. The Original German VW’. 폭스바겐은 오리지널 저먼(독일)을 강조, 수목으로 폭스바겐 CC 그림을 완성하는 광고를 내세웠고 이후 수제작 명차를 강조하는 뉴 페이톤으로 장인정신을 강조해 호응을 얻었다.

JOY(BMW)
2010년 1월 한국시장 진출 15주년을 맞아 BMW가 선보인 ‘더 스토리 오브 조이’(The Story of JOY) 광고는 BMW를 타면서 느끼는 즐거움과 감성을 어필한 광고다. 자동차가 전면에 나오는 기존 광고도 시리즈에 따라 포함되었지만 BMW와 인간이 나누는 교감에 포커스를 맞춰 눈길을 끌었다.

스바루
업계 최초로 스토리 만화를 도입한 광고를 선보였다. 포레스터, 레거시, 아웃백 같이 스바루 차에 관한 만화가 광고에 포함되어 자연스럽게 모델 소개와 기술력, 철학을 전달했다. 3개월 동안 약 50회에 달하는 시리즈 만화광고를 실을 예정이며, 2010년 11월 현재까지 20여회가 실린 상태다. 광고를 보고 호감도가 높아져 차를 문의하는 고객이 많아졌다고 하니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2010 칸 국제광고제(CANNES LIONS)에서는…
1953년 창설되어 올해로 57회째를 맞은 칸 국제 광고제는 9개 부문(필름, 프로모션, 프레스/옥외, 타이타늄, 인쇄, 사이버, 미디어, 라디오, 디자인)의 광고를 심사한다. 매년 자동차회사의 신선한 광고들이 높은 성적을 냈던 데 반해 올해는 비교적 성적이 저조했다.

디자인 부문에서 대상(Grand Prix)을 받은 토요타 IQ 폰트(IQ FONT)는 자동차로 그려낸 글자 모양(폰트)의 광고다.
즉 컴퓨터에서 쓸 수 있는 글자의 모양(폰트)을 토요타 IQ가 직접 움직이면서 움직임 감지장비로 폰트를 표현해낸 것. 토요타 IQ 폰트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밖에 필름 부문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C63 AMG(EMIRATES TAKE OFF)가, 미디어 부문에서 폭스바겐 골프 GTI(REAL RACING GTI) 광고가 은상(Silver Lion)을 받았다.

2011년 2월 4일 금요일

게임속 여성 비서 ‘상품화’ 논란


[로이의 게임세상] 비서 다이어트 시키면 IQ 증가, 문신 새겨 능력치 업그레이드도
“요즘 ‘룸(살롱)’에 가면 오히려 ‘자연산’을 찾는다고 하더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12월 22일 서울 용산 후암동의 한 중증장애아동시설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해당 발언을 했습니다. 이 말이 퍼져나간 후 한 차례 곤혹을 치른 안 대표는 결국 지난 26일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죠. 다음날인 27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여성의원 20명은 여성 비하와 성 상품화를 빗댄 말이라며 국회에 징계안을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496*274 (+)

여성 성 상품화 논란은 어제 오늘일이 아닙니다. 최근 걸그룹들의 의상만 보더라도 알 수 있죠. 맨살을 드러낸 짧은 치마의 소녀들은 이제 브라운관에서 볼 수 없습니다. 지난 6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상파 방송 3사 가요프로그램에 대해 ‘선정성 주의 권고’를 내린 데 이어, 10월 18일 있었던 KBS 국정감사에서 걸그룹 의상 문제가 불거져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후 각 방송사들은 맨살, 특히 배꼽과 허벅지 그리고 가슴골을 주요 제재 대상으로 내세워 자정에 나섰습니다.

이렇듯 여성 성 상품화가 사회적으로 부각되는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한 웹게임이 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시티헌터>는 옴니텔에서 서비스하는 부동산 경영시뮬레이션 웹게임입으로, 12월 29일부터 1월 4일까지 100명 접속 한정의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중국에서 개발했고, 게임물등급위원회에 ‘15세 이용가’ 등급을 신청해놓은 상태입니다.

“<시티헌터>의 가장 매력적인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비서시스템’은 아름다운 비서들을 직접 고용하여 데이트를 즐기며 성형이나 미용을 통해 비서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등 유사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시스템으로 이러한 <시티헌터>만의 특징적인 시스템들을 참여자들은 최초로 경험하게 된다.” - 시티헌터 보도자료 중 발췌 
575*764 (+)
<부동산 소재 연애시뮬레이션 게임?>

990*610 (+)
<새해 '신묘년'을 노린 전략인가>

‘시티헌터’를 시작하려면 튜토리얼을 마쳐야 합니다. 짧지 않은 분량의 튜토리얼에는 바니걸이 등장해 게임을 친절하게 설명해 줍니다. 토토리얼 중 비서에게 최신 유행이라며 문신해줄 것을 권유합니다. 비서에게 문신을 하자 비서의 능력치가 올라갑니다. 튜토리얼을 끝내고 비서 메뉴를 선택하니 눈에 띄는 문구가 보입니다.

‘당신의 비서는 아주 대단합니다. 매일 제때 출근하고 당신에게 아침까지 준비해주네요.’
제때 출근하는 게 대단한지, 아침을 준비하는 게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중국의 비서는 아침까지 챙겨주나 봅니다. 비서 메뉴에는 ‘데이트’, ‘문신’, ‘선물주기’, ‘미용’ 등의 하위 메뉴도 있습니다. 비서와 데이트를 하기 위해선 일정 수치의 호감도가 필요합니다. 호감도는 선물을 통해 올릴 수 있습니다. 데이트 코스로는 클럽파티, 영화보기, 저녁식사, 쇼핑, 공원산책, 즐거운 여행 등이 있으며 일정 확률로 ‘집문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메뉴인 ‘미용’은 비서에게 다이어트, 향기치료, 피부미용 등을 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각각 IQ, EQ, 실행 등 비서의 능력치가 오르게 됩니다.

990*610 (+)
<비서 문신도 내 마음대로>

990*608 (+)
<비서와 클럽 가면 집문서 받는 게임>

이 게임에서 비서는 사장에게 아침밥도 차려주며, 퇴근 후에는 데이트도 해줍니다. 또 마음대로 비서에게 문신을 할 수 있으며, 다이어트 지시도 내립니다. 게임의 차별화 요소로 비서 시스템을 도입한 건 좋지만, 아침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행동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15세 이용가’ 게임으로서 비서에 꿈을 품고 있는 학생들이 이 게임을 접한다면, 혹은 실제 비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본다면 반응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CJ인터넷의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는 회사 경영시뮬레이션 웹게임 <미스터CEO>에도 비서가 등장합니다. 회사냐 부동산이냐, 소재만 다르지 실제 게임 진행 스타일은 비슷합니다. 이 게임의 비서는 철저하게 업무 보좌 및 보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비교가 됩니다.

지난 12월 17일 잠원동 ‘묻지마’ 살인의 첫 보도가 ‘게임중독자의 충동살인’이라고 나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살인 충동을 받아 관련도 없는 행인을 살인했다는 내용인데요. 관련 게임이 콘솔용 대전액션 게임 <블레이블루>로 알려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게임과 범죄와의 개연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오고 갔습니다. ‘블레이블루’는 기존 대전액션 게임과 별반 다르지 않으며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부분은 찾기 힘듭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의 뇌리 속엔 게임중독자가 저지른 범죄로 각인돼 있는 실정입니다.

550*330 (+)
<길티기어의 후속작 블레이블루는 12세 이용가 게임>

이처럼 게임과 범죄를 연결시키려는 시도, 게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팽배해있는 상황에서 ‘여성 성 상품화’ 논란까지 가중된다면 게임산업의 미래는 더욱 암울해질 것입니다. 아무리 상업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게임이라지만, 게임 진행 부분에는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중국에서 수입한 게임을 여과 없이 내놓는 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자극적인 소재에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지상파 방송사가 그랬듯 자정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